무슨 일인가
팔란티어(Palantir Technologies, PLTR)는 정부와 기업에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를 파는 회사다. 한국 개인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유액 상위에 여러 해째 들어 있다.
이 회사가 8월 4일 제출한 2026년 2분기 분기보고서(10-Q)를 보면, 2분기 매출은 19억35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93% 늘었고, 세전이익은 10억8100만달러다. 그런데 법인세 비용은 1540만달러에 그친다. 세전이익의 1.4%다. 미국 연방 법정세율 21%를 그대로 적용했다면 2억2700만달러가 됐을 금액이다. 상반기 전체로도 세전이익 19억7000만달러에 세금 2760만달러, 역시 1.4%다.
낮은 세율의 이유는 10-Q 주석 10 한 문단과 10-K 의 세무 주석에 적혀 있다. 회계상 이익과 세무상 이익이 왜 이렇게 다른지, 그 차이가 언제 어떻게 순이익에 되돌아오는지가 이 기사의 나머지다.
이 숫자가 뜻하는 것
낮은 세율의 이유는 주석 10에 적혀 있다. 회사는 미국과 영국에서 세무상 손실을 오래 냈고, 그 손실이 아직 남아 있다. 2월에 낸 2025년 연차보고서(10-K)에 따르면 2025년 말 미국 연방 이월결손금은 약 90억달러다. 1년 전 55억달러에서 35억달러가 늘었다. 회계상 세전이익 16억달러를 낸 해에 세무상 결손금은 오히려 커진 것이다. 주(州) 결손금은 48억달러, 영국 등 해외 결손금은 18억달러다.
회사에는 장부가 두 개 있다. 주주에게 보여주는 회계 장부와 세무서에 내는 세무 장부다. 팔란티어는 회계 장부에서는 큰 흑자지만, 세무 장부에서는 아직 손실이 쌓여 있다. 차이의 가장 큰 원인은 주식보상이다. 임직원에게 준 주식·옵션은 회계상으로는 부여 시점 가치(2분기 2억6500만달러)로 비용 처리되지만, 세무상으로는 행사·확정 시점의 시가로 공제된다. 주가가 크게 오른 회사에서는 세무상 공제액이 회계상 비용을 훨씬 넘고, 그만큼 세무 결손금이 늘어난다. 2025년에 시행된 미국 세법(OBBBA)으로 연구개발비를 즉시 비용 처리하게 된 것도 결손금을 키웠다고 10-K 는 설명한다.
이 결손금과 세액공제(연방 연구개발 세액공제 5억7800만달러)는 '앞으로 세금을 덜 낼 권리'이고, 회계에서는 이를 이연법인세자산이라고 부른다. 2025년 말 그 규모는 충당금을 빼기 전 34억4900만달러다. 그런데 회사는 이 자산 전액에 평가충당금 34억5200만달러를 쌓아 두었다. 과거의 손실 이력이 '실제로 쓸 수 있다'는 증거보다 무겁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부에는 이 권리가 거의 없는 것처럼(순액 −370만달러) 적혀 있다.
왜 중요한가
첫째, 지금의 순이익에는 '세금이 거의 없다'는 조건이 들어 있다. 2분기 순이익 10억6600만달러는 세전이익의 98.6%다. 소프트웨어 회사의 통상적인 실효세율을 20% 안팎으로 보면, 같은 세전이익에서 순이익은 8억달러대가 된다. 주당순이익(희석 0.41달러)도 같은 비율로 달라진다.
둘째, 회사가 방향을 예고했다. 10-Q 주석 10의 문장은 이렇다. "최근의 이익과 예상되는 미래 이익을 감안하면, 앞으로 평가충당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환입할 충분한 긍정적 증거가 생길 합리적 가능성이 있다." 환입은 회계상 큰 사건이다. 충당금이 풀리는 분기에는 그 금액이 법인세 '이익'으로 잡혀 순이익이 일회성으로 급증한다. 2025년 말 기준 최대 34억5200만달러다. 그 다음 분기부터는 이연법인세자산을 정상적으로 쓰기 때문에 보고되는 세율이 법정세율 근처로 올라가고, 세전이익이 같다면 순이익은 지금보다 작아진다. 실제로 내는 현금 세금은 결손금이 소진될 때까지 계속 낮다.
셋째, 회사의 체력은 세금 문제와 별개로 커졌다.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1억1500만달러로 순이익(19억4200만달러)을 웃돌고, 현금·유가증권은 94억1000만달러다. 잔여 계약가치(RPO)는 49억달러이며 이 중 43%가 12개월 안에 매출로 잡힌다. 계약부채(선수금·고객예치금)는 11억달러로 12월 말 8억달러에서 늘었다. 매출의 51%는 정부, 81%는 미국에서 나온다.
회사 설명과 맥락
팔란티어는 10-K 에서 미국에서 최근 누적 세전이익이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손실 이력이라는 객관적 증거의 무게 때문에 충당금을 유지한다고 설명한다. 충당금 환입 시점은 회사가 분기마다 판단한다. 판단 요소로 최근 이익, 예상 이익, 주식보상 관련 세무 차이, 세무 전략을 든다. 시점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주식보상은 세무상 이점을 만드는 동시에 주식 수를 늘린다. 2분기 희석 주식 수는 25억6900만주로 기본 주식 수보다 7% 많다. 미인식 주식보상비용은 RSU 9억1600만달러, 옵션·SAR 4억9700만달러가 남아 있어 앞으로도 분기마다 비용으로 잡힌다.
투자자가 볼 것
다음 분기 보고서(3분기 10-Q, 11월 초 예상)에서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 실효세율 — 2분기 1.4%. 갑자기 큰 마이너스(세금 이익)가 나오면 충당금 환입이 시작된 것이다.
- 주석 10 의 문구 — '합리적 가능성(reasonable possibility)'이 유지되는지, 환입 결정으로 바뀌는지.
- 세전이익과 순이익의 간격 — 지금은 거의 같다. 간격이 20% 안팎으로 벌어지기 시작하면 세율 정상화 국면이다.
이 지표들은 종목 페이지에 분기마다 쌓인다.

